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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목 [헤럴드경제] 봉사,나눔은 어머니의 값진 유산
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0-06-30 조회수 6741
29일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 회관에서 열린 대성그룹 김영훈 회장의 모친 여귀옥 여사의 추모 다큐멘터리 시사회에 김성주 MCM 회장, 김영주 코리아닷컴 부회장,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, 김정주 대성닷컴 사장(왼쪽부터)이 자리를 함께 해 어머니를 회고했다. - 정희조 기자/checho@heraldm.com



대성그룹 4남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


김영훈·김성주회장 한자리에

여귀옥여사 다큐시사회 참석

기업 순수익 10% 사회공헌

어머니의 뜻 그대로 이어가



“어머니가 저희에게 주신 값진 유산은 재물을 주지 않으신 거예요. 저는 언니 오빠들 헌옷만 내리 입었어요. 신발도 2년 후에 맞을 걸 사주셔서 그게 늘 불만이었지요. 어머니 자신도 자투리천을 사다 옷을 직접 만들어 입으시고, 수영을 좋아하셨는데 수영복도 기워 입으셨어요. 대신 어머니가 저희에게 늘 강조하고 가르치신 건 봉사였어요. 어머니는 물질에 치우치지 않는 삶을 묵묵하게 실천하며 보여주신 분이에요.”

대성그룹의 막내딸로 세계적인 명품 패션그룹 MCM을 이끌고 있는 김성주 회장은 “대학 들어가서야 새옷을 입어봤다”며 자녀에게 세상의 좋은 걸 주지 않으셨던 어머니를 회고했다. 29일 오전 서울역 앞, 동자동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관에 대성그룹 세 딸, 김성주 MCM 그룹 회장, 김영주(화가) 코리아 닷컴 부회장, 김정주(연세대 신학과 교수) 대성닷컴 사장과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. 평생 신앙인으로 온전한 사랑과 봉사의 삶을 산 어머니 여귀옥 여사(1923~2006)를 기리는 다큐멘터리 ‘사랑은 오래 참고’(감독 권순도) 시사회 자리에서다.



여귀옥 여사는 창업주인 고 김수근 회장의 아내란 재벌가의 명성 대신 온몸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교과서 같은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. 얼굴 분 하나 사서 바르지 않고, 남편이 입다 늘어진 러닝 셔츠로 생활하며 한푼 한푼 모은 돈으로 무작정 상경한 시골처녀들을 돕고 가정파괴의 주범인 술과 담배 퇴치운동을 벌이는 데 앞장서온 인물이다. 그 중심에 그가 세운 대한기독교절제회가 있다.

여 여사 뒤를 이어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를 이끌고 있는 김정주 연세대 용재특임교수는 어머니가 늘 애써온 건강한 젊은이들의 미래사회를 위해 캠퍼스 내 금주운동에 앞장서고 있다. 김정주 회장은 “점점 더 술에 취해가는 오늘날, 절제운동의 의미와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”며, 젊은이들의 90% 이상이 술을 마시는데 그런 속에서는 대한민국의 건강한 미래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.

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은 “어머니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도움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신 분”이라며, 대성그룹의 밑천도 실은 어머니의 이웃사랑에서 비롯됐다고 회상했다.

“어머니가 다니시는 교회에 칠판을 만드는 분이 있었는데 그분이 정직하지 못해 자꾸 일자리를 잃곤 해서 그 부인이 어렵게 생활하는 걸 보고 어머님이 그분에게 일을 주면 어떻겠냐고 아버님께 얘기하신 거예요. 그래서 연탄공장 옆에 공간을 내서 칠판을 잔뜩 만들어놨는데 그만 6ㆍ25전쟁이 났지요. 창고에 쌓아두고 피난갔다 돌아왔는데 팔 데가 없잖아요. 그때 칠판을 구한다는 광고가 붙었어요. 전쟁 중에 죄다 땔감으로 칠판을 뜯어다 쓰는 바람에 수복해서 학교가 문을 열어야 하는데 칠판이 없는 거예요. 그래서 좋은 가격에 칠판을 다 파셨죠. 그게 대성 자본의 기원이 된 겁니다.”

여 여사의 봉사와 나눔은 2세 경영으로 이어지고 있다. 김영훈 회장은 “어머니를 통해 공익추구가 곧 최상의 수익모델이라는 걸 알게 됐다”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. 김성주 회장 역시 어머니의 유산으로 ‘봉사하기 위해 성공한다’는 좌우명을 품고, 기업전체 순수익의 10%를 사회공헌에 쓰고 있다.

이윤미 기자/meelee@heraldm.com



헤럴드경제 6월 30일자 기사입니다.
http://biz.heraldm.com/common/Detail.jsp?newsMLId=2010063000025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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